테니스엘보(lateral epicondylitis)는 손목과 팔꿈치 관절을 잇는 외측 힘줄 부위에 반복적 스트레스가 가해져 미세 손상이 누적되는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테니스 선수들에게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 근로자, 무거운 짐을 반복적으로 드는 육체노동자,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 취미로 목공·골프·요리를 즐기는 일반인에게도 발생합니다. 테니스엘보의 증상은 주로 팔꿈치 바깥쪽의 통증과 손목 사용 시의 불편감으로 나타나며, 물건을 쥐거나 들어 올리는 단순한 동작에서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휴식과 진통소염제 처방, 물리치료가 치료의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근거 기반 치료(evidence-based treatment)와 환자 맞춤형 접근이 강조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테니스엘보 치료법을 크게 ‘보존적 치료법’, ‘재활과 운동 프로그램’, ‘신기술 및 시술 치료 트렌드’의 세 가지 축으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신 보존적 치료법
테니스엘보의 초기 치료 목표는 통증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며, 손상된 힘줄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권장되는 치료법은 손목 사용을 줄이고 무리한 활동을 피하는 휴식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완전한 휴식만으로는 근육과 힘줄의 기능이 저하되어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적극적 보존치료(active conservative treatment)’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최신 보존치료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맞춤형 운동치료: 전통적인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뿐만 아니라, 손목 신전근군(extensor group)과 굴곡근군(flexor group)의 균형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 핵심입니다. 특히 역수축 운동(eccentric exercise)은 힘줄 세포의 재생을 유도하고, 조직의 강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다수 보고되었습니다.
- 기능적 테이핑: 케네시오 테이프(kinesio tape)나 리지드 테이프를 팔꿈치와 전완부에 부착하여 힘줄에 가해지는 장력을 분산시킵니다. 이는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뿐 아니라, 재활 운동 중 부상 부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안전성을 높입니다.
- 체외충격파 치료(ESWT): 고에너지 음파를 힘줄 부위에 전달해 혈류를 증가시키고 세포 대사를 촉진합니다. 특히 만성 테니스엘보에서 효과적이며, 비침습적이어서 일상생활 복귀가 빠릅니다.
- 초음파 유도 주사치료: 병변 부위를 초음파로 실시간 확인하며 약물을 주입합니다. 기존의 스테로이드 주사 외에, 자가혈소판풍부혈장(PRP) 주사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PRP는 혈소판에 포함된 성장인자가 힘줄 재생을 촉진하고, 통증 완화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 온·냉찜질 병행: 급성기에는 냉찜질로 염증을 줄이고, 회복기에는 온찜질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회복을 돕습니다. 최근에는 온·냉 교차치료(contrast therapy)가 통증 조절과 회복 속도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재활과 운동 프로그램
보존치료로 통증이 완화되더라도 재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신 재활 프로그램은 단순 근육 강화뿐만 아니라, 기능 회복과 동작 패턴 교정을 동시에 목표로 합니다. 이를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 급성기(0~2주): 통증 최소화와 염증 억제가 목표입니다. 무거운 물건 들기, 반복적인 손목 사용 등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을 제한하며, 냉찜질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행합니다. 손목을 완전히 고정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벼운 움직임을 유지합니다.
- 회복기(2~6주): 점진적으로 근력 강화를 시작합니다. 저항밴드(thera-band)를 이용한 손목 신전·굴곡 운동, 전완 회외·회내 운동을 실시합니다. 특히 역수축 운동은 힘줄의 질을 개선하고 통증 감소에 효과적입니다. 주 3~4회, 세트당 10~15회 반복이 권장됩니다.
- 복귀기(6주 이후): 스포츠 활동 또는 직업 복귀를 목표로 기능적 훈련을 실시합니다. 테니스나 골프 선수의 경우 실제 경기 동작을 저강도로 반복하며, 잘못된 스윙 패턴을 교정합니다. 또한, 어깨와 견갑대 안정화 운동을 병행해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입니다.
최근에는 전기자극치료(NMES)와 초음파 치료를 병행해 근육 활성화를 촉진하고, 근육 피로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이 많이 사용됩니다. 또한, 가상현실(VR) 기반 재활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몰입감 있게 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신기술 및 시술 치료 트렌드
보존적 치료와 재활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만성화된 경우, 최소침습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고려됩니다. 최근에는 재생의학 기술과 첨단 장비가 도입되며 치료 효과가 향상되고 있습니다.
- 고농도 PRP 주사: 환자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고농도로 추출해 병변 부위에 주입합니다. 성장인자가 힘줄 세포 증식과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조직 재생을 돕습니다.
- 자가줄기세포 치료: 지방이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힘줄 회복을 촉진합니다. 아직 임상 데이터가 제한적이지만, 난치성 테니스엘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 고주파 열치료(RF ablation):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만성 통증을 완화합니다. 비수술적이며 회복이 빠릅니다.
- 내시경 힘줄 절제술: 심하게 손상된 힘줄 조직을 제거하고 건강한 조직으로 대체하는 최소침습 수술입니다.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 속도가 빠릅니다.
- AI 기반 동작 분석: 인공지능을 이용해 환자의 손목·팔꿈치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부상 위험이 높은 동작을 교정합니다. 이는 재활 효율을 높이고 재발을 예방하는 데 유용합니다.
신기술의 발전은 테니스엘보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전문의의 진단과 개별 맞춤 치료 계획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테니스엘보는 방치하면 만성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최신 치료법은 단순 휴식을 넘어 적극적 보존치료, 체계적인 재활, 재생의학 기반 시술까지 폭넓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환자 맞춤형 접근이며, 꾸준한 재활과 생활습관 개선이 재발을 막는 핵심입니다. 본문에서 소개한 다양한 치료법과 재활 전략을 종합적으로 적용한다면,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