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골신경통은 요추·천추에서 시작한 좌골신경이 압박·자극되어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끝까지 통증·저림·감각이상을 일으키는 상태입니다. 본문은 증상별 임상 양상, 원인과 진단 검사, 비수술적·수술적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을 임상적 근거와 실무적 팁 중심으로 상세히 정리합니다.
임상양상(좌골신경통의 임상 양상과 분류)
좌골신경통의 임상 양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요추에서 시작하여 하지로 방사되는 통증’입니다. 임상적으로는 크게 방사통(radicular pain), 신경병증성 통증(tingling, 전기적 감각), 감각저하(hypoesthesia), 근력약화(motor weakness) 및 반사저하를 포함하는 신경계 증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방사통은 대개 한쪽에서 발생하며 통증의 분포는 신경근(nerve root)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L5 신경근 압박은 무릎 아래에서 발등 쪽의 통증·저림·발목관절의 근력저하로, S1 신경근 압박은 종아리 뒤쪽과 발바닥의 통증·감각 소실 및 발가락(plantarflexion) 약화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증의 성질은 예리하고 찌르는 느낌(신경성 통증), 타는 듯한 통증, 전기적 충격 같은 통증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근육통과 구별됩니다.
증상의 유발과 완화 양상은 진단적 가치가 큽니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비틀 때 시작된 급성 방사통은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반면에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악화되고 앉으면 완화되는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에서 흔히 보입니다(신경성 파행, neurogenic claudication). 앉아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는 좌골신경을 직접 압박하는 골반 내 문제나 이상근(piriformis) 증후군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신체검사에서 중요한 유발 검사로는 슬럼프 검사(slump test), 직발(방사) 다리 올리기 검사(SLR; straight leg raise test), 대퇴신경 긴장 검사(femoral stretch test) 등이 있습니다. SLR은 허리디스크로 인한 신경근 압박 시 양성인 경우가 많아, 30~70도 사이에서 하지를 들어 올릴 때 둔부·후방다리로 방사통이 재현되면 양성으로 봅니다. 검사 시 통증이 반대 다리로 유발되는 경우(cross SLR)는 디스크의 큰 탈출을 시사합니다. 감각저하(dermatomal pattern), 근력저하(myotomal weakness), 심할 경우 반사소실(예: achilles tendon reflex 저하) 등이 동반되면 단순한 근육통보다 신경학적 손상이 의심됩니다.
급성기와 만성기의 구분도 중요합니다. 급성 좌골신경통은 보통 수주 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나, 만성화되면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전환되어 통증의 강도와 삶의 질 저하가 장기화됩니다. 또한 좌골신경통 증상만으로는 다른 질환(고관절 질환, 슬관절 문제, 말초신경병증, 혈관성 파행 등)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전신 상태와 동반 증상, 통증의 분포 및 유발요인을 면밀히 평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응급 상황을 배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배뇨·배변 장애, 회음부의 마비감(saddle anesthesia), 급격한 근력저하 등은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의 신호로 즉시 응급의료 개입이 필요합니다.
원인과 진단(좌골신경통 원인, 영상 및 전기생리 검사)
좌골신경통의 원인은 구조적 원인부터 대사성·감염성·종양성 병변까지 광범위합니다. 가장 흔한 기계적 원인은 추간판 탈출증(herniated disc)으로, 디스크의 수핵이 후방으로 탈출해 신경근을 압박하거나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해 신경이 과민해지면서 통증을 유발합니다. 척추관 협착증(spinal stenosis)은 노화에 따른 추간공·척추관의 퇴행성 협착으로 신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간헐적 파행 및 만성 통증을 일으킵니다. 그 외에 후관절(facet joint) 비대, 추간공(神經根孔) 협착, 척추 전방전위증(spondylolisthesis), 종양, 감염(척추농양 등), 외상 및 골절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골반 내 종양이나 임신 시 자궁·난소의 종괴가 좌골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비기계적 원인으로는 이상근 증후군(piriformis syndrome)이 있습니다. 좌골신경이 골반 외측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이상근이 경직되거나 과긴장하면 직접적인 기계적 압박을 주어 좌골신경통과 유사한 증상을 보입니다. 또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나 다발성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는 좌골신경 경로의 통증·저림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감별이 필요합니다. 혈관성 파행(동맥경화로 인한 간헐적 파행)도 걷기 시 증상이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으나, 휴식 시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피부색 변화·맥박 저하 등 혈관 징후가 있으면 혈관성 원인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진단은 임상평가가 핵심이며 영상·전기생리학적 검사가 보조합니다. MRI는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종양, 감염 등 대부분 구조적 원인을 평가하는 데 가장 유용한 검사로 골든 스탠다드로 여겨집니다. CT는 뼈성 병변과 협착이 의심될 때, X-선 촬영은 척추 정렬·전위 여부 및 골절을 확인하는 데 사용됩니다. 신경전도검사(NCV) 및 근전도검사(EMG)는 신경근의 기능적 손상을 평가하고 만성성·재생 징후를 판별하여 말초신경병증과의 감별에 도움을 줍니다.
특수 진단 방법으로는 진단적 신경차단술(selective nerve root block)이나 이상근 주사(이상근 부위에 국소마취제 주입)를 통해 통증의 원인이 특정 신경근 또는 이상근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염증성 원인(예: 감염, 염증성 척추질환)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백혈구, CRP, ESR) 및 필요시 조직검사·배양검사를 시행합니다. 진단에서 중요한 핵심은 증상 양상과 신경학적 검사 결과, 영상 소견을 종합해 ‘증상-영상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영상에서 작은 디스크 탈출이 있어도 증상이 없다면 그 소견이 증상의 원인인지 재고해야 하며, 반대로 MRI에서 큰 병변이 보여도 임상 증상이 경미하면 수술적 판단 시 신중해야 합니다.
치료방법(비수술적 치료, 주사치료, 수술 및 재활 프로그램)
좌골신경통의 치료방법은 원인과 증상의 중증도, 신경학적 결손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합니다. 대부분 환자는 보존적 치료(약물·물리치료·운동치료)로 호전되며, 신경학적 결손(진행성 근력약화, 마미증후군 등)이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통증의 경우 수술을 고려합니다.
비수술적 치료의 핵심은 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을 통한 일상생활 복귀입니다. 초기에는 무리한 안정(장기 침상안정)은 권장되지 않으며, 가능한 빠른 활동 재개와 통증을 악화시키는 동작 회피가 권장됩니다. 약물치료는 다음과 같이 사용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염증성 통증에 유효하며 단기간 사용이 일반적입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가바펜틴 또는 프레가발린(pregabalin)과 같은 항경련제가 효과적이며, 삼환계 항우울제(amitriptyline) 또는 SNRI(듀록세틴)도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근육이완제는 근경련이 동반된 경우 단기간 사용 가능하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경구 단기간 투여 또는 국소 주사)는 심한 염증성 통증을 빠르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피오이드는 단기간 심한 통증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장기 사용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물리치료는 통증 경감과 기능 회복에 핵심적입니다. 온열치료·초음파·TENS 등은 보조적 통증 완화에 쓰이며, 견인요법은 일부 환자에서 일시적 완화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수동적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반드시 운동치료와 병행해야 합니다. 운동치료는 크게 신경 가동화(neural mobilization), 코어 안정화(core stabilization), 유연성 향상(stretching), 근력 강화(strengthening)로 구성됩니다. 신경 가동화는 슬라이드(sliders)와 텐셔너(tensioners) 기법을 구분하여 통증 유발 정도에 따라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신경 슬라이더는 통증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신경의 이동성을 회복시키는 데 유리합니다. 코어 강화 운동으로는 브리지, 버드독(bird-dog), 플랭크 등이 기본이며, 허리 안정성을 높여 재발을 줄입니다. 햄스트링 스트레칭과 엉덩이(둔근) 스트레칭은 좌골신경 경로의 긴장을 감소시켜 증상 완화에 도움 됩니다.
구체적 운동 처방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환자 상태에 따라 조정):
- 엉덩이 스트레칭(앉아서 다리 당기기): 30초 유지 × 3회, 하루 3번
- 햄스트링 스트레칭(서서 발을 올려 당기기): 30초 × 3회, 하루 2회
- 브리지(둔근 강화): 10회 × 3세트, 하루 1회, 점진적 반복 증가
- 버드독(척추 안정화): 각 측면 10초 유지 × 8회 × 2세트
주사치료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급성기로 통증이 극심해 재활 참여가 어려운 환자에게 고려됩니다.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ESI)는 신경 주변 염증을 감소시켜 통증을 단기간 완화하고 재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중재입니다. 선택적 신경근 차단(selective nerve root block)은 진단적·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며, 통증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면 해당 신경근이 증상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사치료의 위험으로는 감염, 출혈, 신경손상, 드물게 무균성 뇌척수막염이나 척수혈관 합병증이 있으므로 적절한 환자선별과 무균적 기법이 필수입니다.
수술적 치료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권고됩니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어 일상생활 불능, 진행성 근력약화 혹은 마미증후군 증상(배뇨·배변 장애 등)이 발생한 경우. 디스크 탈출의 경우 미세현미경 디스크제거술(microdiscectomy)이 표준적 수술이며, 빠른 통증 호전과 짧은 회복 기간이 장점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감압술(laminectomy)로 신경 감압을 유도하고,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고정술(융합술)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적 척추수술(endoscopic discectomy 등)과 같은 최소침습 수술법이 발전해 입원기간과 수술 후 통증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재활은 기능 회복과 재발 예방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일반적인 스케줄은 즉시 보행 및 가벼운 활동 권장, 4~6주 간의 근력·유연성 회복 운동, 6~12주 이후 점진적 업무 복귀와 고강도 활동 재개입니다. 무거운 물건 들기나 첨예한 허리 비틀기 등은 수술 후 최소 3개월간 금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체중 관리, 규칙적 코어 강화 운동, 바른 자세 습관이 재발 위험을 낮춥니다.
예후는 원인 및 치료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급성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대부분 수주~수개월 내 호전되지만, 일부는 만성화되어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급성 근력저하가 있는 환자나 보존적 치료 실패 환자에서 효과적이며, 적절한 수술 및 재활을 통해 상당한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성 통증이 남는 경우 다학제적 통증클리닉의 통합적 접근(약물, 물리치료, 심리치료, 통증교육, 작업치료 등)이 도움이 됩니다.
좌골신경통은 증상 양상과 원인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집니다. 초진 시 증상 분석과 신경학적 검사, 필요한 영상·전기생리학 검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한 뒤 단계적 치료(교육·운동·약물·주사·수술)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근력 저하·배뇨장애가 있으면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