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며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2015년 한국에서의 집단 감염 사태로 인해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졌고, 메르스의 높은 치사율과 제한적인 전파력, 독특한 증상은 여전히 감염병 관리에서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 글에서는 최신 WHO·질병관리청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메르스의 치사율, 전파력, 증상 등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메르스의 치사율
메르스의 치사율은 감염병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메르스 확진 사례는 약 2,600건이며, 이 중 사망자는 약 930명으로 집계되어 평균 치사율은 약 35.8%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 치사율(약 2~3%)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총 확진자의 약 80%가 발생하였고, 이 국가에서의 치사율은 약 37%에 달합니다. 이는 병원 내 감염이 주요 전파 경로였고, 고령층 및 만성질환 보유자 비율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2015년 한국 메르스 사태의 경우 총 186명이 감염되어 38명이 사망하였고, 치사율은 약 20.4%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이는 한국의 빠른 격리 대응, 선진 의료 인프라, 적극적인 역학조사 덕분으로 평가받습니다. 연령대별 치사율을 살펴보면 60대 이상에서는 60%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당뇨, 심장질환, 암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일수록 사망 위험이 높습니다. 반대로 젊은 층이나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는 경증으로 지나가거나, 무증상 감염도 드물게 보고된 바 있습니다. 2024년 이후 메르스는 국지적 산발 감염만 발생하고 있으며, 대규모 팬데믹 우려는 낮지만, 중동 지역 방문자는 여전히 고위험군으로 간주되며, 철저한 예방 조치가 권장됩니다.
전파력과 감염 경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는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와 달리 전파력이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대표적인 비말감염을 통해 퍼지며, 공기 중 전파보다는 밀접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병원 내 감염 사례가 많으며, 보호장구 없이 감염자와 접촉한 의료진이나 보호자가 고위험군에 해당됩니다. WHO에 따르면 메르스는 사람 간 전파 효율이 낮아 지역사회에서의 광범위한 확산 가능성은 낮지만, 병원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2015년 한국의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으며, 한 명의 환자가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수십 명에게 전파시킨 ‘슈퍼 전파자’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메르스는 잠복기가 2~14일이며, 대부분 감염 후 5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전파가 가능할 수 있으나, 코로나19에 비해서는 그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 감염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염자의 기침, 재채기, 대화 중 나오는 침방울 2. 오염된 물건(예: 청진기, 문손잡이 등)을 통한 간접 접촉 3. 낙타와의 직접 접촉 및 낙타 유래 식품 섭취 (중동 지역 한정) 낙타는 메르스의 자연숙주로 알려져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낙타와의 접촉이 주요 감염 경로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동물 경로 감염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 환자 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이 발생합니다. 2024년 WHO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의 R0(기초감염재생산수)는 평균 0.8~1.0 수준으로, 코로나19의 R0(2~3 이상) 보다 훨씬 낮습니다. 이는 자가격리 및 방역 조치가 적절할 경우, 충분히 억제 가능한 감염병이라는 의미입니다.
주요 증상과 진행 과정
메르스의 증상은 일반 감기나 독감과 유사하게 시작하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고 중증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열 - 기침 - 오한 - 호흡곤란 - 근육통 - 피로감 특히 발열과 기침은 거의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핵심 증상입니다. 일부 환자는 구토, 설사,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을 함께 호소하기도 하며, 이로 인해 단순한 감기나 장염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염 초기에는 경미한 증상만 나타날 수 있으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2~3일 이내에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메르스 사망자의 대부분은 중증 폐렴과 호흡기 부전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급성신부전, 패혈증 등 전신 장기 손상도 동반될 수 있어 조기 입원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일부 보고에 따르면 회복 후에도 수주~수개월간 피로, 기침, 호흡곤란 등의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있어 ‘롱 메르스’ 현상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2024년 이후 보고된 사례 중에는 백신이나 특효약 없이도 완치된 경증 환자도 많지만, 대부분은 병원 치료와 철저한 격리를 통해 회복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메르스를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상용 백신은 없으며, 증상 완화 및 합병증 치료가 중심입니다.
메르스는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은 낮지만, 치사율이 훨씬 높은 감염병입니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중동 지역 방문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메르스는 여전히 백신이나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대처가 핵심입니다. 여행자라면 의심 증상 발생 시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일반인도 감염병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여 예방 수칙을 숙지해야 합니다. 감염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정보에 민감해지고, 행동에 신중해지는 것만이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